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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논란으로 정가는 물론 나라 전체가 시끄럽다. 대학생들까지 조국 후보의 사퇴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세대 갈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 문제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조국의 딸 대입 논란을 보면 이것이 조씨의 청탁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조씨 딸을 인턴으로 채용하고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해 준 담당 교수의 자발적 충심인지가 문제의 핵심인 것 같다. 당시 일개 서울대 교수에 지나지 않은 조씨가 압력을 행사할 만큼의 권력이었는지 의문이다. 또 자식의 대학 입시 문제는 서울대 교수이건 구멍가게 주인이건 중요하고 관심이 많은 사안이다. 어느 누구든 최대한의 정보를 입수해 지원 가능한 전형을 찾아보고 적합한 전형에 응시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공정하지는 않지만 구멍가게 주인보다 대학교수가 더 많은 정보를 얻을 것이라는 기대는 합리적이다. 독점적이지는 않더라도 일반인이 쉽게 알 수 없는 정보에 가까이 있는 것이 공정하지는 않지만 죄가 되어야 하는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대입 제도가 너무 자주 바뀌기에 당시와 현재의 기준이 오락가락하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의 시점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기회를 잘 이용한 현명한 처신이었으나 현재의 시점에서 볼 때 기회주의적이고 이상하게 보이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 당시의 상황에서 합법인지 불법인지, 청탁이나 자발적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확인하면 이렇게 논란이 커질 이유가 없다.

 

조씨의 동생, 가족의 사모펀드와 이혼 등의 문제도 논란이다. 아는 가정의 이야기이다. 아내가 실수로 피라미드에 빠졌다. 1억 원 가까이 되는 돈을 여기저기 끌어대고 업체가 알선한 금융원 대출을 받았으나 회사는 부도가 났고 대표는 감옥에 갔다. 그 대표는 감옥 가기 직전에 피라미드 피해자로부터 갈취한 재산을 아내에게 돌려놓고 이혼하였다. 피해자인 아내도 도저히 대출을 갚을 수 없는데 가족들에게 채무변제 독촉이 오자 이혼을 하고 파산신청을 하여 받아들여졌고 그 자신은 물론 가족도 빚 독촉으로부터 벗어났다. 이 부부는 여전히 이혼상태이지만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이런 일은 일상생활에서 어렵지 않게 보는 이웃들의 이야기이다. 조씨 동생의 경우도 비슷할지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보면 조국 후보자 딸과 그 가족에 얽힌 의혹들은 불법적 범죄는 아닌 것 같다. 설마 서울대 법학 교수가 저런 초보적인 범과를 못보고 지나쳤을까! 문제는 불법은 아니지만 도의적으로도 용납이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화 투쟁을 거치면서 사회적 정의의 기준을 세웠던 소위 396세대가 2010년대에는 오히려 법망의 틈을 노려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정당하냐는 논리인 것 같다. 내 개인적인 기준으로 볼 때 그들은 그들의 시대에 충실했다. 짱돌을 들어야 할 때는 기꺼이 들어 던졌고, 사회에 편입해서는 조국의 번영을 위해 헌신했다. 대학생이 사회를 견인하던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기에 자녀들이 대학생이 되기를 더 절박하게 갈망했고 자식들을 더 잘 많이 가르치려고 애썼다. 평등한 분배의 사회주의적 이상을 동경했지만 90년대 사회주의권의 몰락을 목도하며 자본주의의 현실에 자신들을 더욱 적응시켰다. 그나마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에 대한 부담감은 잃지 않으려고 고심했다. 그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가장 속도감 높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오고 있는 중이고 가장 급격하게 출렁이는 가치관의 변화 한가운데 서 있다.

 

대학 입학이 인생 전체를 좌우한다는 과도한 신념에 사로잡혀 청소년과 청년 시절 대부분을 스펙 쌓기에만 몰두해온 현재의 청년들에게, 조씨 딸의 행보는 당연히 불공정의 전형이다. ‘부자 부모도 능력이라고 말하는 정유라나 최순실 일가와 조씨가 무엇이 다르냐는 항변도 이해할만하다. 조씨 일가도 누군가를 등치거나 착복해서 축적한 부도 아니고 부정한 방법을 통해 얻은 혜택도 아닌데 비난당한다고 억울할 것이다.

 

나는 이 상황을 오류 투성이의 법적 사회적 시스템과 가치관의 변화가 낳은 과도기적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수구와 개혁, 보수와 진보가 뒤엉키고 과격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명제만이 모든 가치관의 시금석이 되는 현실에서 우리는 지혜로우면서도 정의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는 성서의 요청이 바로 오늘 우리에 대한 것이 분명하다. 아무튼 조국 후보자에 관한 의혹과 논란들은 조만간 열릴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명명백백히 밝히면 될 일이다. 청문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드러나면 심판하면 될 것이고 아니면 임명하면 될 일이다. 단지 지금 우리가 처한 법적 도덕적 혼란의 현실은 어느 정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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