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밝은누리 공동체에 다녀왔습니다.

by 좋은만남 posted Apr 2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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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연구소 예수목회세미나 준비위원회는 지난 1월 22~24일에 의왕 가톨릭교육문회회관에서 ‘제4차 산업혁명과 교회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제13회 예수목회세미나의 후속 프로그램으로 교회/공동체 방문 프로그램을 4월 23-24일에 홍천 더불어 사는 삶 마을 밝은누리에서 13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하였습니다.



밝은 누리는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효제곡길 13-29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초반부터 공동체운동을 시작하여 서울 인수동과 경기 군포 등에 공동체 그룹을 형성하였던 최철호 목사님이 2010년 이곳으로 와서 대안학교를 설립하고 공동체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수동에 150명, 홍천에 100명, 군포에 20명 가량이 상호 연결돼 있습니다. 스물세 살 때부터 공동체 운동을 시작하였다니 올해로 27년이 되었습니다. 많은 공동체 운동이 세워졌다가 무너지는 것을 봐왔는데 그 저력과 에너지가 궁금합니다.



홍천 밝은누리 공동체의 구성원은 농사를 짓거나 인근에서 직장생활을 다는 등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 홍천 밝은누리에는 생동중학교와 고등․대학 통합과정인 삼일학림이 있습니다. 삼일학림은 “농촌과 도시에서 생명평화를 구현하는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고, 먹고 입고 살고 즐기는 일상생활 속에서 서로 살리는 삶을 만들어가는 통도상생 마을동동체 운동을 토대로 세워진 배움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배움터는 얼밝히기(철학수신, 마음닦기, 종교, 역사), 하늘땅살이(생명순환 농사와 생명밥상), 만들기(생활기술), 고운울림(살림예술)을 필수과목으로 가르치며 무학년제 학점데 교과로 운영하고 있으며 학비는 개인적 상황에 따라서 학생이 정한다고 합니다.



이곳의 시설들은 초기에 급하게 얻은 건물을 제외하고는 공동체원들이 직접 건축하였다고 합니다. 직접 건축한 건물들은 전통 한옥 형태를 하고 있으며 대강당 역할을 하는 넓은 방과 그 주위에 딸린 교실로 구성돼 있고 기숙사, 게스트하우스로 이용하는 건물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기법을 이용하여 건축한 건물들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친환경이라는 의도에 충실하였습니다. 태양열을 이용한 독특한 난방장치도 여러 건물에 적용되었습니다. 실제 작용을 할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실제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붕에도 풀이 자라나게 하여 보온 및 방열 기능을 합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변소(화장실이 아니라)였습니다. 배설물이 쌓이는 구덩이가 아니라 작은 쓰레받이와 바가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유기농 식자재를 먹고 소화시킨 배설물은 다시 발효과정을 거쳐 유기농 작물을 건강하게 자라는 퇴비로 거듭납니다. 이 모든 과정을 청소년들이 보고 몸으로 체험합니다.



밝은누리 구석구석에 이 공동체의 이상과 목표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을 일일이 다 기록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모임에 참석한 이필완 목사님은 수많은 공동체가 만들어졌다가 소리도 없이 사라지고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투다가 헤어지는 것을 많이 봐왔는데 이 공동체가 계속 유지되는 것에 놀라움을 표하며 이런저런 질문들을 하십니다. 그 답변을 들으니 독특한 원칙들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 가족 이기심을 배격하기 위해 가족 단위로 보지 않고 개인 단위고 본다고 합니다. ‘몇 가정이냐’는 질문에 최 목사님은 ‘가족 단위로 세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우리는 개인을 단위로 한다’고 답합니다. 부부 혹은 가족 이기주의를 포기한 사람들이거나 그것을 포기하는 법을 배운 사람들의 공동체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기풍 혹은 기운의 문화를 형성하는 과정을 통해 적용됩니다.



공동체가 깨지는 원인을 개인 개체의 기질이 아니라 관계의 기질로 파악하기도 합니다. 개인의 결함 때문이 아니라 관계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이나 사역으로 재배치를 할 경우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공동체는 7-8명의 소단위 기초 공동체를 기반으로 합니다. 이들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시행하는 주체입니다. 이 공동체는 가급적 다양한 연령층이 공존하는 방식을 지향합니다. 특정 연령층만으로 형성된 공동체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를 구현한 것이 바로 저녁밥상입니다. 모든 세대가 한 자리에서 저녁을 나눌 때 소통과 공감의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이 공동체는 목회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지 않습니다. 평신도가 목회를 하는 경우가 더 많고 목회자들은 평신도의 목회에 참여하는데, 이 과정에서 목회자가 자신의 소명을 점검하게 됩니다. 평신도들도 이 공동체를 통해 상담, 신학을 해석하는 능력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규모에 대한 기본적 거부감도 있습니다. 규모가 커지면 친환경적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역에 있는 풍력발전기를 보면 처음에는 자연친화적이라고 좋아했지만 그 거대한 풍력발전기는 지속적으로 소음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작은 변소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변소 애기가 다시 나왔으니, 기생충 문제를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최 목사님은 기생충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며 기생충 역시 우리 몸 안에 사는 생명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념도 재정립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아직 기생충이나 감염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다고 합니다. 자연친화적 삶은 그 자체로 면역력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대체 이 돈이 될 것 같지 않은 공동체가 유지되는 경제적 조건들에 대한 궁금증도 많았습니다. 운영을 위한 비용은 구성원의 자발적 기여에 의존합니다. 개인 수입에 맞게 누진적 기여를 장려하고 있는데 공유를 강조하기는 하지만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 단순하고 소박한 지향하는 가치관을 공유합니다. 그렇다고 많이 기부하는 특정한 사람에게 의존하지도 않습니다. 함께 만들어가고 유지하는 공동체의 이상이 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가 무너지는 것은 개인적 기질이 강한 경우가 많다고 분석합니다. 그런 사람은 본인의 관념에만 따라서 살기 때문에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문 소감을 말하자면, 공동체 운동이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합니다. 공동체라고 하면 개인이 억압되는 느낌이 전제되지만 밝은누리의 조직은 매우 느슨하지만 개인적 결단의 차원은 매우 높아 보입니다. 방문하신 분들이 갖는 의구심의 원인은 도시적 사고방식과 자본주의적 선입견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이고 도시적인 사고방식에 익숙한 사람에게 밝은누리는 이상한 사람들이나 기적처럼 극단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듭니다. 저는 밝은누리에서 초기 공산주의 공동체나 초대교회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최철호 목사님은 그런 요소가 있다고 말하며 북한에서 내려와 목사 안수를 받은 분과의 만남을 소개하면서 그들이 이 공동체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자신이 어려서부터 들었던 이상적 공산주의의 모습을 발견하고 반가워했다고 합니다. 친환경과 공유경제가 이 시대의 부조리를 풀 수 있는 매우 중요하고 효과적인 열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철호 목사님과 구성원들이 함께 하는 이 공동체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상상력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밝은누리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음 분은 아래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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