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회 원성웅 감독의 대면예배 강행 목회서신에 대한 입장(초안)
감리교회가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 1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지난 11일 서울연회 원성웅 감독이 공표한 '코로나 바이러스 비상시국에 보내는 목회서신'과 관련된 뉴스 기사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기사에 달린 수천 개의 댓글들은 비아냥과 저주, 비난 일색이었다.
원 감독의 목회서신은 "중국 우한 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개인의 자유와 생업의 자유, 집회의 자유와 교회 예배의 자유 같은 많은 것들이 지나치게 통제"되고 있다며 다니엘서를 인용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의 하나님을 향한 믿음은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지켜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16세기 유럽에 페스트가 만연할 때도 "종교개혁의 지도자들은 교회문을 닫지 않고 예배와 기도를 계속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번진 이유에 대해서 유난히 교회에 대한 부당하고 편파적인 비난들이 쏟오지고 있다"고 토로하였다. 여기에 더해 "현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소수의 교회들과 광화문 광장에 모였던 기독교인들에게 매우 의도적으로 책임전가를 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며 이 목회서신의 목적을 드러냈다.
원 감독은 목회서신을 통해 영상예배를 계속 드리면 "교회들은 정부의 명령에 맹종하는 정부 하부기관으로 전락되고 말 것"이라며 개체교회들이 20일부터는 주일 (공중)예배, 즉 대면에배를 강행할 것을 주문하며 혹시 있을 지 모를 벌금이나 구상권 청구 등 법적인 책임은 감리교회가 공동으로 책임지고 대처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우선 코로나 감염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방역을 위해 자발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며 정부의 지침에 협조하여 다른 국가에 비해 적은 사망자 수를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방역을 진행하였고 이에 K-방역이라는 찬사를 받게 한 주역, 대한민국 의료진과 국민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
그동안 신천지와 사랑제일교회 등 종교단체가 방역활동에 찬물을 끼얹어 국민적 비판을 받았는데 대한민국 3대 개신교단 중 하나이자 한국 개신교회의 장자라는 감리교회가 사이비 극우세력과 다름 없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데 매우 부끄럽고 개탄스럽다. 사회적으로 지탄 받는 전광훈이 코로나19라는 정식 명칭을 거부하고 굳이 '우한 바이러스'라고 하는데 원 감독 역시 이번 목회서신 '중국 우한 발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표기하는 등 시각의 유사점을 보여주고 있다. 주요 교단의 광역 지도자인 연회감독으로서 올바르고 상식적인 처신을 해야 한다.
교회는 지난 대구 대유행 때도 대면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비대면예배를 드렸다. 부득이한 조치였지만 비대면예배 역시 대면예배와 동일한 효력과 은혜를 갖는다고 인정하기 때문에 가능한다. 그런데 이제 와서 비대면예배를 부정하고 대면예배만이 유효하다고 고집한다면 그동안 드렸던 비대면예배는 무엇인가? 왜 그때는 됐는데 지금은 안 된다고 주장하는가? 여전히 부득이한 상황임에도 대면예배를 고집함으로 목회자들이 일선 현장에서 겪는 혼란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그리고 한 주 더 빨리 혹은 한 주 더 늦게 대면예배를 재개한다고 해서 그것이 그렇게 우리의 믿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가? 이에 대한 원 감독의 의견이 궁금하다.
게다가 정치적이고 이교적 음모에 의해 기도를 할 수 없었던 다니엘의 상황이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상황과 어떤 접촉점을 갖는가? 신학적 무지의 소치라고 아니할 수 없다. 지금 교회가 싸워야 할 대상은 방역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당국이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이다. 또 페스트로 인해 혼란스럽던 16세기 유럽의 교회가 문을 닫지 않은 것은 종교행사를 열기 위함이 아니라 페스트로 고난당하는 이웃을 구제하고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2020년의 한국교회가 16세기 유럽 교회의 모범을 따르기 원한다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누구보다도 먼저 자발적으로 문을 닫아 걸고 어깨 띠를 두르고 거리로 나가 마스크를 나눠주고 사회적 거리 유지를 위한 캠페인을 벌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참된 예배일 것이다.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이 코로나 사태의 한 가운데서 감염의 위협으로 불안해하는 이웃은 모른체하고 우리들끼리 모여 예배를 고집하는 것을 기뻐한다고 믿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신성모독이 아니겠는가!
카페, 식당, 노래방, PC방… 코로나로 인하여 매출이 1/10로 줄어 눈물을 머금고 폐업하는 소규모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에 딸린 직원들과 아르바이트 직원은 또 얼마나 많겠는가.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면서 교회가 유난히 부당하고 편파적인 조처를 당하고 있다는 주장은 어리광이나 다름 없이 느껴진다. 물론 미자립 개척교회들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렇다고 원 감독의 주장이 작은 교회들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사회적 반동세력이라는 낙인이 찍힌 교회에 제 발로 찾아들 사람은 없다. 선교적으로도 전혀 도움이 안되는 주장이라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
법적인 책임을 감리교회에서 공동으로 책임지고 대처하겠다고 했는데 누가 동의했는가? 심지어 이 목회서신이 감리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공지되었다는 소리가 들린다. 원성웅 감독은 감독의 권한에 대하여 크게 착각하고 있다. 감독이 정하면 교회 구성원들은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혹시 법적 책임은 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무책임한 결정으로 행여 다칠지 모를 생명도 책임질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비용은 감리교회 구성원들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주일 내내 일터에 나가 피땀흘려 번 수익의 일부를 정성스럽게 하나님께 바친 것이다. 동의도 없이 함부로 손 댈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길 바란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 하고, 네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여라' 하였으니,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으뜸 가는 계명이다. 둘째 계명도 이것과 같은데,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한 것이다. 이 두 계명에 온 율법과 예언서의 본 뜻이 달려 있다." (마태복음 22:37-40)
참된 예배는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 '이와 같이' 이웃을 제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다. 하나님만 사랑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 역시 예배의 본질적인 충족조건이다. 지금 한국교회가 드려야 할 예배는 이웃을 안심시키고자 배려하는 것이고 속히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인 원성웅도 정치적 견해를 갖고 입장을 표명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연회 감독 원성웅 목사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 서울연회를 책임지는 지도자라면 더더욱 그렇다. 바라기는 이번 일을 통해 생명에 대한 보다 섬세한 인식을 갖게 되기를 바라며 우리의 교구인 세계에 대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를 바란다.
다시 한 번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새물결 서울연회는 원성웅 감독과 서울연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원성웅 감독은 즉각 국민과 감리교회 구성원들에게 사과하라.
2. 서울연회는 공식적으로 목회서신을 철회하고 공지 시스템에 관한 공적 절차를 확립하라.
3. 원성웅 감독은 얼마남지 않은 임기 동안 자중하고 건전한 의식과 보편적 상식을 이해하도록 노력하라.
4. 서울연회는 이 문제에 대하여 책임있는 기구에서 논의하고 대국민 사과하라.
2020년 9월 13일
새물결 서울연회
서울연회 원성웅 감독의 목회서신에 대한 새물결 서울연회의 입장(수정본)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 하고, 네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여라' 하였으니,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으뜸 가는 계명이다. 둘째 계명도 이것과 같은데,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한 것이다. 이 두 계명에 온 율법과 예언서의 본 뜻이 달려 있다." (마태복음 22:37-40)
감리교회가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 1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지난 11일 서울연회 원성웅 감독이 공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비상시국에 보내는 목회서신'과 관련된 뉴스 기사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기사에 달린 수천 개의 댓글은 비아냥과 저주, 비난 일색이었다.
원 감독은 목회서신을 통해 영상예배를 계속 드리면 "교회들은 정부의 명령에 맹종하는 정부 하부기관으로 전락되고 말 것"이라며 개체교회들이 20일부터는 주일 (공중)예배, 즉 대면예배를 강행할 것을 주문하며 혹시 있을지 모를 벌금이나 구상권 청구 등 법적인 책임은 감리교회가 공동으로 책임지고 대처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우선 코로나 감염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방역을 위해 자발적으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며 정부의 지침에 협조하여 다른 국가에 비해 적은 사망자 수를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방역을 진행하였고 이에 K-방역이라는 찬사를 받게 한 주역, 대한민국 의료진과 국민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
감리교회는 일제강점기와 군부독재 시절 부당한 권력의 탄압에 맞서 싸운 자랑스러운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으며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의 정신을 소중하게 계승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은 권력의 부당한 억압이라고 할 수 없다. 전 국민이 단결하여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바이러스와 격전을 벌이는 비상사태이다. 감리교회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협력해야 한다.
감리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향한 원 감독의 충정과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이번 목회서신은 한국 개신교 3대 교단이자 장자교단이라는 감리교회의 브랜드 이미지와 향후 선교와 전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닫힌 교회의 문을 보면서 감독으로 느끼는 안타까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미래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사회적 반동세력이라는 낙인이 찍힌 교회에 제 발로 찾아들 사람은 없다.
지금은 오히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누구보다도 먼저 자발적으로 문을 닫아걸고 어깨띠를 두르고 거리로 나가 마스크를 나눠주고 사회적 거리 유지를 위한 캠페인을 벌여야 할 때이고 그것이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참된 예배일 것이다. 하나님은 감염의 위협으로 불안해하는 이웃을 모른 체하고 우리끼리 모여 예배를 고집하는 것을 기뻐하시지 않는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이 목회서신은 감리사회의에서 공개되었고 다수 감리사가 우려를 표명했음에 민주적인 여론 수렴 절차를 무시하고 공지되었다고 한다. 원 감독은 연회 행정책임자로서 구성원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
게다가 법적인 책임을 감리교회에서 공동으로 책임지고 대처하겠다고 했는데 누가 동의했는가? 진지한 논의도 없었고 절차도 제대로 따르지 않은 무책임한 주장이다. 그리고 SNS를 통해 외부로부터 ‘억 단위’로 지원받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 그런 발상은 감리교회를 사사화(私事化)하는 위험한 생각임을 주지하기 바란다.
참된 예배는 마음과 목숨과 뜻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 '이와 같이' 이웃을 제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다. 하나님만 사랑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 역시 예배의 본질적인 충족조건이다. 지금 한국교회가 드려야 할 예배는 이웃을 안심시키고자 배려하는 것이고 속히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새물결 서울연회는 원성웅 감독과 서울연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원성웅 감독은 즉각 국민과 감리교회 구성원들에게 사과하라.
2. 서울연회는 공식적으로 목회서신을 철회하고 추후 공지 시스템에 관한 공적 절차를 확립하라.
3. 원성웅 감독은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자중하고 건전한 의식과 보편적 상식을 갖도록 노력하라.
2020년 9월 15일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 서울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