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12일.
눈치 채지 못했는데 어느새 봄빛이 완연해졌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일상 중에 우연히 그 완연한 봄빛을 느꼈다.
북한산길, 벚꽃이 만개했다.
개중엔 겨우 한 송이 꽃만 피운 나무도 있구나.
아마도 햇살의 은총이 채 넉넉히 미치지 못한 곳이려니.
문을 걸어 잠근건지 영업을 접은건지 한 식당 담벼락에 세워진 이정표,
방향도 맞지 않고 색깔도 바래도 먼지도 맞았지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듯 하다.
벚꽃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가 아직 잎도 틔우기 전에 먼저 핀 꽃이라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그럴듯하다.
그렇게 봄은 이미 우리들 안에 와 있건만
코로나19가 우리 눈길을 붙잡고 있어서 미처 몰랐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