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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지붕에 창조세계의 창문을 달자”

 

지구 온난화 등 환경오염과 환경파괴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있는 현실에서 창조세계의 청지기를 자처한 기독교대한감리회 햇빛발전소협동조합(이하 햇빛조합)이 경북 의성서문교회에 세 번째 대형 햇빛발전소를 설치하고 개통감사예배를 드렸다.

 

햇빛조합의 이사장 권종호 목사(중곡교회), 부이사장 신현수 장로(창천교회), 이사 이경덕 목사(경서교회) 등 임원진은 8월 29일 경북 의성서문교회를 찾았다. 의성서문교회는 지난 8월 21일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와 검사 및 개통을 마치고 29일 오후 2시에 개통감사예배, 현판식 등 개통식을 하였다. 이날 개통식에는 햇빛조합 관계자와 의성서문교회 이혁 목사 등 교우, 기독교대한감리회 경북북지방 감리사 등 임원들이 자리를 함께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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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이사장인 신현수 장로의 사회로 열린 1부 개통감사예배에서 경북북지방 선교부총무 백종석 목사(안동제일교회)는 하나님이 아름답게 창조해주신 세상이 인간의 무절제와 욕망으로 아파하고 신음하는 소리가 들린다며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기도를 시작하였다. 백 목사는 “오늘 녹색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을 봉헌함으로 인해, 하나님의 창조질서의 보존을 위하여 헌신합니다. 온전히 받아 주시옵소서... 믿음의 결단으로 세운 이 시설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대로 쓰이도록 주장해 주시고, 이 발전소를 통한 하나님의 소망이 이 지역에 펼쳐지게 하옵시고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쓰임이 되게 하옵소서.”하고 기도하였다.

 

대구범어교회 이종일 집사가 ‘감사해요’라는 자작곡으로 특별찬송을 한 후 이사장 권종호 목사가 창세기 1장 26~28절의 성서 본문으로 ‘지구의 급소’라는 제목의 설교를 하였다.

 

권 목사는 호머의 일리아드 그리스 신화 중 불화의 여신이 던진 황금사과로 인해 촉발된 트로이 전쟁 이야기로 설교를 시작하였다. 트로이 전쟁의 영웅은 아킬레스였다. 그의 어머니 테티스는 아킬레스가 갓난아기였을 때 상처를 입지 않게 하는 스틱스 강에 그를 담가 무적의 몸으로 만들었지만 그녀가 잡고 있었던 오른쪽 발목은 강물에 담궈지지 않아 약점으로 남았다. 결국 아킬레스는 발뒤꿈치에 화살을 맞아 죽고 말았다. 그런 연유로 사람의 약점을 아킬레스건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권 목사는 대기학자 조천호의 저서 ‘파란 하늘 빨간 지구’를 소개하며 지구의 급소는 온실가스라고 하였다. 지구 대기의 0.04%에 지나지 않는 극소량이지만 온난화에 대단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연적 온실가스는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지만 인간의 욕심에 의한 변화와 파괴가 문제를 만들었다. 특히 이산화탄소는 온난화에 74% 기여하면서 점점 농도가 높아지고 있다. 권 목사는 창세기의 창조 고백은 인간 창조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았다는 것과 ‘다스리라’는 명령이 핵심인데 이 명령의 히브리어 원 뜻은 억압, 파괴, 정복이 아니라 위임통치를 의미한다며 만물 공존이 하나님의 뚯이라는 새로운 인식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또 온실가스 발생을 줄이는 태양광 발전소 설치는 공존을 위한 인간의 몸짓이라며 이 고귀한 활동에 참여해 준 의성서문교회와 성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기독교인이 지구 급소를 제대로 지키고 관리하는 일꾼으로 살아갈 것을 당부하였다.

 

햇빛조합 이경덕 목사의 축도로 1부 개통감사예배를 마쳤다.

 

햇빛조합 기술사업팀장 심재표 장로(만석교회)의 사회로 이어진 2부 개통식과 현판식은 의성서문교회 발전소장 이승호 장로의 경과보고로 시작하였다. 이 장로의 보고에 따르면 의성서문교회의 햇빛발전소는 19.98KW로 면적은 100 평방미터이다. 총 3,800여만 원의 사업비가 지출되었으며 선샤인 사회적협동조합(대표 박승록)이 시공하였다. 2018년 10월 9일에 시작된 설치 상담은 열 달 만에 개통되는 결실을 거두었다. 상담 이후 사업제안서 제출, 부동산 사용 승낙, 게약 체결, 발전사업허가 신청, 사업자등록증 교부, 개별전력수급계약, 시설부담금 납부 등 지난한 과정이 열 달 동안 진행되었다. 열 달이면 한 사람이 생명을 얻고 세상에 나오는 긴 시간이다. 이 장로는 ‘기다림’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하였다.

 

의성서문교회 이혁 담임목사는 녹색신앙을 함께 고백하는 분들이 모여 축하하고 예배를 드리게 되어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소감이라면 천지 창조를 하신 후 하나님이 하신 창세기 말씀처럼 ‘참 좋다!’”라고 운을 뗐다. 이 목사는 의성서문교회에 파송을 받는 과정에서 서울연회 서대문지방에 제출한 목회계획서에 생명목회 비전을 피력하였는데 햇빛 발전소가 바로 그 꿈을 이룬 것이라며 방만해진 삶을 되돌아보고 하나님의 몸을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였다고 하였다. 또 ‘작은 자들의 교회’가 되려는 처음 마음과 취지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고 환경섬김, 이웃섬김, 생명섬김의 실천이 의성 지역의 이웃에게도 전해질 수 있도록 다짐하고 고백한다고 하였다.

 

의성서문교회는 원래 의성교회였으나 교회가 전혀 운영되지 못하고 비어있었다. 이런 교회를 서울연회 서대문지방에서 재창립하기로 결의하고 담임자를 물색하던 중 창천교회 부목사로 사역하던 이혁 목사가 선정되어 작년 4월에 부임하게 되었다. 서대문지방은 의성교회의 부채 2억 원을 갚아주었다. 교인이 한 명도 없는 교회였지만 이 목사 가족의 싱실하고 진솔한 목회로 현재 어린이 포함 30여 명이 주일 출석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예배당 1층은 카페와 마을도서관, 사택이 있고 2층은 예배실이다. 이 목사는 1층 도서관 공간이 비좁아 사택을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기도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옥상에는 햇빛발전소를 설치하였다.

 

경북북지방 김건진 감리사(동로제일교회)가 축사를 하였다. 김 감리사는 발전소를 통해 더 선한 발걸음을 내딛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를 바란다며 축사를 시작하였다. 김 감리사는 발전소에서 얻는 수익금을 이웃과 나누려는 이혁 목사의 설명을 듣고 큰 도전을 받았다며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에게 똑같이 햇빛을 내려주시는 하나님을 떠올렸다고 한다. 똑같은 은혜를 받았지만 어떤 이는 자기만을 위하여 사용하는데 의성서문교회는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고백하였다. 또 자신이 담임하는 교회 주변의 경치가 너무 아름다웠는데 얼마전 나무가 베어지고 거기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되는 것을 보고 무척 속상했는데 의성서문교회를 보고 많은 위로를 받으며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하였다.

 

감리교환경선교위원회 위원장 박인환 목사(안산화정교회)가 축사를 이어갔다. 박 목사는 ‘이혁 목사가 4월에 세월호 가족을 초청하고 싶다고 연락해와 창현이 엄마가 이 교회에 다녀갔다. 창현이 엄마는 보수적인 지역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의성서문교회 교우들의 환대와 위로에 진심으로 감사했다. 그래서 꼭 와보고 싶었는데 오늘 오게 되었다. 생명을 사랑하는 교회라 관심이 많았다. 화정교회는 3KW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였는데 여기서 힘을 받았으니 확장 설치를 계획해야 겠다. 감사하고 축복한다’고 축사를 마쳤다.

 

햇빛조합의 전무 양재성 목사(가재울녹색교회)가 햇빛발전소 사업을 소개하면서 ‘방사능과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핵과 화석연료 발전방식은 96%를 수입에 의존한다. 햇빛발전은 친환경 친신앙 재생가능에너지이다. 의성서문교회가 세 번째로 발전소를 설치하였는데 현재 20여개 교회가 설치를 논의 중이고 가정용 소형 태양광 패널은 200여개를 설치하였다. 산에 나무를 베어내고 논과 밭에 설치하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 경북북지방 29개 교회, 삼남연회 650여 교회의 모든 지붕에 발전소가 설치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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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당을 나와서 1층 입구에서 현판식을 하였다. 현판은 4.16세월호 목공소에서 기증하였다. 현판 옆에는 발전현황을 보여주는 모니터가 설치돼 있다. 이날은 흐리고 간간이 비가 내려 발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한눈에 현황을 볼 수 있었다. 이혁 목사, 권종호 이사장, 김건진 감리사, 백종석 목사, 이승호 장로가 현판 개봉에 참여하였고 협소한 공간이지만 들러선 참석자들이 뜨겁게 박수를 쳤다.

 

모든 순서를 마친 후 옥상에 올라 태양광 패널과 발전소를 둘러보고 1층에 마련된 카페에서 다과를 나누었다. 박인환 목사는 김건진 감리사 등에 4.16세월호 목공소에서 제작한 수제 펜을 선물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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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 목사와 햇빛조합에 따르면 의성서문교회의 태양광 발전소의 월 수익은 대략 40만원 가량 된다고 한다. 총 설치비가 부가세를 제외하고 3,500만 원이 들었다니 본전을 뽑으려면 7년이 넘게 걸린다. 개통감사예배가 열린 날처럼 비가 오거나 날이 흐린 경우에는 발전량도 적고 수익은 줄어들 것이다. 혹자는 그렇게 매달 40만 원씩 이웃을 위해 쓰느니 차라리 그냥 3,500만 원을 한꺼번에 쓰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겠느냐고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에게 더욱 익숙한 효율성, 합리성이라는 개념들이 오히려 이 세계를 더욱 비효율적으로 만들고 아프게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주판알을 튕기며 어떻게 해서라도 더 적은 투자에 더 많은 이익을 거두려는 것이 이 세계의 상식이지만 하나님을 믿는 이들은 전혀 다른 셈법, 인류와 생태계가 공존하고 공조하는 길을 찾고 거기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비록 그 투자가 어리석고 비효율적으로 보일지라도. 그것이 바로 예수께서 가신 길이 아니던가!

 

의성서문교회와 이혁 목사의 생태적 생명살림의 목회가 지역사회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귀감이 되어 세속의 상식을 신앙의 상식으로 바꿔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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