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영화 제목, 무슨 타임슬립 영화인가 하고 챙겨뒀다. SF물을 좋아하는 편이니까.
영화는 전철에서 한 여자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린 미나미야마 타카토시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용기를 내서 첫눈에 반했다고 말을 붙인 그 여자는 왠지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내일 또 만날꺼라는 알쏭달쏭한 말을 남긴채 연락처 교환도 없이 헤어진다.
그 리고 다음 날 정말 그 여자가 나타났다. 이름은 후쿠쥬 에미! 그렇게 그들은 사귀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이 여자는 잘 운다.
어느날 우연히 발견한 일기장에는 알 수 없는 미래의 일기가 발견되고... 밝혀지는 사실은 둘은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으며 5년마다 30일동안 만날 수 있는데 둘 사이의 시간은 반대로 흐른다는 것. 즉 남자의 미래는 여자의 과거이다. 현재는 각자 20살이 된 둘의 시간이 겹치는... 때라고 해야 할 지, 곳이라고 해야할지...
시공간적 이해 능력이 떨어지는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계속 보니... 아! 그런거구나. 남자에게 내일은 당연히 미래니까 알 수 없지만 여자에게는 과거이니까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런데 남자에게 과거는 여자에게는 미래니까... 남자 입장에서는 이미 같이 경험한 일이지만 여자에게는 기억에 없다. 같이 만든 아름다운 추억들은 경험으로는 공유될 수 없다. 단지 말해줘서 알게 되고 그것을 일기장에 적어 놔서 알 뿐.
슬프다. 그래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지만 뜨겁게 사랑하자고 다집하고 서로를 포옹한다.
더 어렸을 때 항상 생각했다. 왜 남여 사이는 항상 어긋날까? 놰 내가 적극적으로 다가가면 상대방이 호응을 안 하고, 상대방이 다가오면 나는 왜 하필 그때 시큰둥해지는 걸까? 그런 어긋남으로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었고, 그저 좋은 추억으로만 남았다.
그러나! 다행히 그래서 지금의 아내를 만날 수 있었으니... 이것이 운명이라는 놈의 정체인가 보다.
여주가 썩 예쁘지는 않았지만 일본인들 특유의 복잡하고 다단한 세계관을 다시 한 번 멜로 영화를 통해서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