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볼만한 영화가 별로 없다. 내 영화 취향에 따르면 더욱 그렇다.
이리저리 영화를 검색하다가 이 영화를 선택해서 킬링타임용으로 보았다.
스토리가 왠지 낯이 익다... 아! 애니메이션으로 봤던 거!
나의 병적인 건망증에 의하여 세세한 스토리는 생각나지는 않지만 그 느낌은 남아있다.
중학시절에 트라우마로 친구들에 대한 기억이 일주일 단위로 지워지는 여학생. 그래서 그는 친구를 사귀지 않는다. 아니 못 사귄다고 하는게 맞겠다.
그런 그 여학생에게 기꺼이 친구가 돼주겠다며 교환일기를 제안하는 남학생.
우여곡절 끝에 여학생의 기억이 돌아왔지만 불행히도 그 남학생에 대한 기억은 지워져버렸다.
영화적 장치에 의해서 결국 해피엔딩!
이 영화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우선 이런 일본식의 로맨틱 물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나 역시도 기억이 너무 짧다. 병적으로... 종종 사람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추억들을 까맣게 잊는다.
그래서 남아 있는 기억이 별로 없다. 그저 오늘만을 사는 것처럼...
그래서 기억과 추억, 그렇게 남아 있는 관계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이다.
영화에서처럼 누군가 나에게 지겹도록 반복적으로 우리 관계를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가끔은 절실하다. 그러나 관계는 점점 얇아지고 얕아진다.
어쩌다가 이렇게 관계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됐을까,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