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송구영신예배를 드리고 차운행까지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그냥 자기가 너무 아쉬워서 영화를 한편 보고 내친 김에 다운 받아 놓았던 텔레비전판 애니를 보기로 하였다. 12편짜리로 제목은 '3D 리얼 걸(3D彼女 リアルガール)', 정확한 발음은 '산디 리아루 갸루'! ㅋㅋㅋ
왕따 애니메이션 오타쿠 히카리가 헤픈 걸로 소문난 여자 아이 이로하와 우연히 엮이면서 사랑을 배워가고 관계를 맺어간다는... 일본 애니메이션에는 아주 흔한 스토리. 그런데 난 그런 스토리가 유난히 좋다. 그래서 그런거 많이 봤는데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나의 쇠락해가는 기억력 ㅠㅠ
이가라시 이로하가 츠츠이 히카리를 '츳츤'이라고 부르는게 왠지 마음에 든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이지만 여주인 이가라시의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고... 예쁘다. 다른 여자 캐릭터 작화에서 느껴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봤다.
일본인들이 원래 그런건지, 일본 애니가 그런건지, 왜 그렇게도 관계의 부재와 회복에 관심이 많은건지 모르겠지만 사실 나도 관계가 힘든건 사실이고 한국에서도 점점 관계를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으니 어쩌면 우리가 지금 일본화되고 있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동양적 현대화 같은거?
한 번도 좋아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 어색하고 힘든 오타쿠의 모습이, 솔직히 서태지 같은 느낌으로 잘 그려서 흔히 보는 오타쿠처럼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 애니의 함정이다. 잘 생겼는데 왜 애들이 따돌리지? 그런 느낌?! ㅋㅋㅋ
확실히 난 아직 덜 컸나보다. 이런 학원물, 청춘물, 성장 이야기를 아직도 좋아하는걸 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