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 이상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
그러나 악인은 그렇지 않으니, 한낱 바람에 흩날리는 쭉정이와 같다. 그러므로 악인은 심판받을 때에 몸을 가누지 못하며, 죄인은 의인의 모임에 참여하지 못한다. 그렇다. 의인의 길은 주님께서 인정하시지만, 악인의 길은 망할 것이다. - 시편 1:4~6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30분경, 우리는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하였다는 소식에 이어 군부대가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에 진입하고 국회의원들의 입장을 막았으며 시민들과 격렬한 몸싸움까지 벌였다. 서울 시내 상공에는 헬리콥터들이 굉음을 내며 날아다녔고 장갑차까지 도로를 활보하는 장면을 목격하였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45년 후퇴하는 순간이었다.
국회의원 190명이 모여 밤 1시께 본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채택하였고 비상 계엄 사태는 여섯 시간 만인 새벽 4시 30분경 윤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한다고 공식적으로 선포하여 일단락되었다. 심각한 유혈사태로 이어지지 않고 그나마 평화적으로 끝났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뜬금없는 비상 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국민은 계엄이라는 단어가 주는 공포심을 느끼면서도 너무 기가 막혀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 삭감과 검사 탄핵을 강행하는 야당을 비판하면서 “국회가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라고 하였다. 또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며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만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비상 계엄은 “국민의 자유와 안전,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함”이라는 목적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이런 거짓과 선동에 속아 넘어갈만큼 어리석지 않다.
과연 지금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짓밟는 것이 누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은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2년 반 동안 정적 죽이기, 가족 비리 감싸기, 골프, 해외 여행, 부자 감세, 노동 탄압, 국론 분열 외에 과연 무엇을 했단 말인가? 경제는 바닥을 치고 물가는 치솟아 국민경제는 고사 직전인데다 한반도 정세는 한국 전쟁 이후 가장 심각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국민 10명 중 7명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를 하고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번 계언 선포는 절차와 요건을 모두 무시한 반헌법적 시도였고 그가 더 이상 대통령 직을 수행할 수 없는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명백하게 증명한 사건이다. 대통령이 본인이 자초한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비상 계엄을 선포하는 모험적 행위를 했다는 것을 우리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사사기 9장에는 건달과 불량배를 고용하여 자기 형제들 70명을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된 아비멜렉이라는 자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를 본 예언자 요담은 우화를 들어 아비멜렉의 불의를 고발했다. 유익한 열매를 맺는 무화과나무, 올리브나무, 포도나무는 왕이 되어 달라는 요청을 거절하고 자기 일에 충실하겠다고 했지만, 아무짝에도 쓸모 없고 오히려 해롭기만 한 가시나무는 “와서 나의 그늘 아래로 피하여 숨어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가시덤불에서 불이 뿜어 나와서 레바논의 백향목을 살라 버릴 것이다.”라고 협박한다. 요담은 “아비멜렉에게서 불이 뿜어 나와서 세겜 성읍 사람들과 밀로의 집안을 살라 버릴 것이며, 세겜 성읍 사람들과 밀로의 집안에서도 불이 뿜어 나와서 아비멜렉을 살라 버릴 것”이라고 맺는다.
“짐이 곧 국가다.” 프랑스 왕국의 루이 14세가 한 말이라고 한다. 그러나 민주공화국에서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은 절대왕정 시대가 아니다. 그러나 윤석열은 자신을 절대왕정 국가의 왕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가 저지른 최고의 악행은 사적 이익을 위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공정과 상식을 저버려 국가의 질서와 도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다. 준법의 의무를 다하고자 노력하는 국민은 법 위에서 군림하는 윤석열의 행태에 절망감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윤석열을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 우리는 그의 행태에서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독재자를 본다. 지난 2년 반 동안 황폐해지고 추락한 현실을 보면 남은 임기 동안 벌어질 일은 상상하기조차 싫다. 이번 비상 계엄 선포로 그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는 것을 국민은 분명히 깨달았다. 우리는 국민과 함께 윤석열이 퇴진하는 그날까지 투쟁할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의 공의가 강같이 흐르는 세상임을 믿는다.
우리의 요구
1.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고 계엄 선포와 가족 비리에 대하여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으라.
2. 계엄 선포에 직적접 권한이 있는 국방부 장관, 행안부 장관, 계엄사 사령관 등을 철저히 수사하고 처벌하라.
3. 계엄 해제 요구 의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당 친윤계 의원들은 의원직을 사퇴하라.
2024년 12월 4일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