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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뉴스를 보다가 깜작 놀랄만한 소식을 접했다. JSA(Joint Security Area)에서 화기와 탄약, 초소까지 전부 철거하였고 머지 않아 일반인들이 판문점을 찾아 경계석으로 그어 놓은 휴전선을 넘어 북측의 지역까지도 왕래하게 될 수 있을 꺼라는 소식이었다. 대단하다.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추진되고 있다니!


나는 군생활을 카투사(KATUSA : Korean Augmentation To the United States Army, 주한미육군에 배속된 대한민국 육군요원) 운전병으로 하였다. 내가 복무한 부대는 운전병들과 정비병들로 구성된 수송중대로 용산에 자리를 잡았다. 주요 업무는 용산 각 부대와 조직에서 요청하는 차량 배치와 운전 업무였다. 각 사무실에 고정적으로 지원하는 근무도 있지만 계급이 조금씩 높아지면 의전실 근무와 군사정전위원회(UNCMAC) 근무를 종종 나간다. 의전실은 말 그대로 주한 미군과 관련된 업무로 한국을 찾은 장교, 기자, 퇴역장성 등 다양한 사람들을 공항에서 픽업하고 일정 내내 모시고(?) 다니는 업무이다. 


군사정전위원회 근무는 판문점에 있는 연락관 사무실에서 3일간 먹고 자는 군무원들이 교대하도록 용산에서 판문점까지 데리고 가는 일이다. 이 건물은 텔레비전에서 보면 휴전선에 남북을 반반씩 물려 건축한 여러 동의 건물 중 하나이다. 자유로가 없던 시절 연락관을 태우고 아침 일찍 출발해서 통일로를 거쳐 임진각 망배단 뒤쪽의 철교를 교행으로 건너 남북 분단의 최첨단 판문점으로 들어간다. 군무원이 내리면 부근에 차를 주차해놓고 운전병도 그 건물 안에 들어가서 돌아갈 때까지 멍하게 앉아있는다.


주차 후 차에서 내려 건물로 들어가는 짧은 시간 동안 북한의 경비병들은 뭐라고 말을 걸기도 한다. 그러나 절대 대꾸하지 말라는 지침을 받기 때문에 못 들은 척한다. 건물에 들어가면 가끔 피곤해서 침대에 누워있기도 하는데 어쩌다 한국군 중위나 뭐 이런 장교들이 들어오면 각잡고 앉아 있지 않는다고 얼차려를 주기도 해서 속으로 비웃기도 한다.


내가 이 근무를 처음 나가기 전에는 운전병이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고참 중 하나가 밖에 나와 경계석 앞에서 발을 들어 북쪽으로 넘어가는 시늉을 하면서 까불어 건물 외부로 나오는 일이 금지되었다고 한다. 이 일로 그 고참은 JSA요원들에게 끌려가서 린치를 당하고 징계를 먹었었던 것 같다. 이 일로 그 고참은 '(사고)뭉치'란별명을 얻었고 운전병들에게는 건물 밖에 나오지 말고 안에서 대기하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판문점에 처음 갔을 때 회담장 안에 들어가서 북측 지역에 있는데 북한군이 창가로 다가와 창문으로 들여다보는데 눈이 마주쳐서 모골이 송연해졌던 기억, 주차하러 가는데 북한군이 '병장 동지 오랜만이야'하고 말을 걸던 기억, 또다른 고참이 건물 안에서 누워 자다가 한국군 장교에 의해 벽 보고 서있으라는 얼차례를 받았다는 이야기 등등 다양한 기억들이 머리를 스쳐간다.


그러나 그것들은 대부분 분단의 모순을 담은 기억들이다. 이제는 새로운 화해와 평화의 기억들을 우리의 마음과 머릿속에 새겨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어서 속히 판문점이 열리고 나도 옛 추억을 떠올리며 거기에 가보는 날, 분단과 대결의 역사를 먼 옛날의 일처럼 아스라히 기억하게 되는 날도 오게 되기를 바란다.


판문점 지역을 민간인에게 공개한다고 해서 오랜만에 떠오른 생각들을 주저리주저리 써봤다.

사진은 독수리? 을지? 아무튼 뭔 훈련을 위해 대구의 워커 캠프에 내려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sgtbang.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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