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히다’는 말 외에 어떤 말로 감리교회의 현상황을 표현할 수 있을까? 130여년 전에 이 땅에 전도자를 보내 복음의 씨앗을 심으시고 구원의 역사를 펴신 하나님이나, 그 역사 속에 온 몸을 불사르며 복음전파의 사명을 감당하신 선배 신앙인들이나, 오늘날 감리교회의 정상화를 바라며 눈물로 기도하는 성도들 모두 그저 ‘기가 막히다’는 말밖에 못 할 것 같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그토록 간절히 감리교회 정상화를 위해 기도했건만 정상화는커녕 더욱 혼탁한 수렁으로 빠져들게 한 이 모든 사태의 발단은 복음의 정수와 민주주의적 상식을 비웃으며 정치적 판결을 일삼아온 총회특별재판위원회(총특재)이다. 교리와 장정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판결하고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불편부당하게 재판해야 할 사명을 위임받은 총특재는 오히려 하나님의 정의를 굽게 하며 감리교회 상식을 짓밟았고 결국 감리교회를 혼란의 수렁으로 밀어 쳐넣었다. 총특재가 감리교회의 정의를 실현을 포기하고 특정 정파의 이익을 옹호하는 판결을 반복하여, 새물결은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며 총실위의 총사퇴를 요구하였으나 오히려 예의 정치적 판결로 재갈을 물리고자 하였다. 총특재는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히며 이제라도 공정한 재판위원회 구성을 위해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철 감독회장 직무대행(직대)도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 혼란스러운 감리교회를 조속히 정상화시키기 위하여 공석인 감독회장의 재선거를 즉각 실시하라는 대중의 요구를 외면한 채, 정회원 연수교육 참여, 독선적인 인사 발령, 절차를 무시한 총특재 위원 해촉, 기독교타임즈에 대한 무리한 개입 등 이권과 자리 지키기에만 급급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빗발치는 소송으로 어지러운데 오히려 자신의 지위와 관련된 더 많은 사회법 소송의 제기와 포기를 반복하고 있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제 이철 직대의 부실한 지도력은 충분히 검증되었고 무능과 탐욕은 만천하게 드러났다. 이철 직대는 더이상 아집과 몽니를 부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물러나는 것만이 그나마 마지막 남은 명예를 지킬 수 있는 길임을 깨닫기 바란다.

 

전명구 감독 역시 이 사태를 즐기며 자신의 복직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선거권자 문제로 선거무효가 되었으니 본인은 억울하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전 감독이 선거에서 보여준 불법성이나 감독직을 수행하며 보여준 지도력도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으며 감리교회 정상화보다는 감독회장직 보전에마 관심을 쏟았다. 전 감독이 감독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다면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국면이 열릴 수 있음에도 여전히 복직의 기대를 버리지 않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어 혼란이 깊어지고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총회실행위원회(총실위)의 결정이다. 혼란의 와중에 정상화를 위한 열쇠가 총실위에게 주어졌다. 총실위 역시 다양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혀있겠지만, 간곡히 호소하기는 무너져가는 감리교회를 바로 세우고 정상화시키기 위한 선택을 해달라는 것이다. 총실위에 주어진 직무대행 임명권은 조속히 감독회장 선거를 실시하여 감리교회 정상화라는 전체의 이익에 복무하는 일에 사용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수렁에 빠지고 혼란에 휩싸이게 되고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기는커녕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만 사게 될 것임을 두렵게 명심해야 한다.

 

지금 춘추전국시대처럼 다양한 사람들과 세력이 자신의 권력을 자랑하며 날뛰고 있으나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어둠이 깊어가는 것 같다. 문제의 해법은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반쯤 허물어진 집은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낫다. 모든 이해당사자가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신 감리교회의 정상화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그것만이 수렁에 빠진 감리교회를 구해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2018년 9월 6일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