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출근길에 버스에서 페이스북을 보다가 광고글이 올라온 것을 보았습니다.
쌍용자동차 광고글입니다. 나의 페친들이 이 페이지를 좋아한다고 클릭해서 나에게도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대한문 앞에서 농성장을 만들고 가두 농성중입니다.
지난 6월 27일, 쌍용차 김주중 해고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습니다. 해고 이후 생활고와 우울감을 견디지 못했다고 합니다. 벌써 서른 명째입니다. 열이 스물이 되고 스물이 어느새 서른이 되었습니다.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2009년에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2646명이 정리해고를 당했습니다. 그해 8월, 텔레비전을 통해 보도되었던 정리해고를 반대하던 노동자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시위진압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올라 몸서리를 칩니다.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 지옥의 한 복판에 있던 분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조차 못하겠습니다. 김주중 열사도 바로 그 분들 중 하나였습니다.
노사협의를 통해 2017년에 해고노동자들을 전원복직시키기로 합의하였지만 그 약속은 아직 완전하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아직 복직되지 못한 노동자가 200명이었는데 김주중 열사의 죽음으로 119명이 되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오버랩됩니다. 한분 두분 돌아가셔서 이제 등록된 할머니는 스물일곱 분만 생존해계시다고 합니다.
매주 대한문 앞에서 쌍용차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목요 촛불기도회가 열리는데 9월 6일에는 감리교 시국대책회의가 주관하기로 하였습니다. 나는 이날 설교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런 자리에서의 설교는 더욱 마음이 무겁습니다.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이들의 현장에서 선 내가 과연 무슨 설교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저 미안하다, 힘내시라는 말밖에...
코란도! 쌍용차의 이미지 브랜드입니다.
Korean Can Do!
이 말에서 쌍용차의 대표 브랜드인 KORANDO라는 이름을 따왔다고 합니다.
한국인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인지 궁금합니다. 강제해고, 정리해고, 토동자 탄압... 뭐 이런 것을 잘 할 수 있다는 말인가요?
제발 노동자 존중, 인간답게 일하는 노동현장을 만들고 생존권을 보장하는 그런 일을 잘하는 쌍용자동차,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도 쌍용차를 좋아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차마 '좋아요'를 누르지는 못하겠습니다.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좋아서 '조아요'를 클릭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