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권의 노동 탄압과 경찰의 폭력행사를 규탄한다.
“경찰, 진압 과정서 곤봉으로 노동자 머리 내려쳐 병원 이송”
우리는 프레시안이 단독으로 낸 5월 31일 자 기사를 보고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5월 31일 새벽 5시 30분경 전남 광양제철소 앞 하청노동자 농성장에 5백여 명의 경찰이 들이닥쳤다고 한다. 이때 노조원은 20여 명에 불과했고 이날은 교섭이 예정된 날이었다. 두 대의 사다리차에 경찰 여섯 명이 올라 고공농성 중이던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의 머리를 경찰봉으로 무자비하게 내리쳐 주저앉힌 후 지상으로 이동하여 연행하였다. 영상을 보면 사다리차로 접근하는 경찰은 접근을 경고하며 형식적으로 쇠 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하는 김 처장이 경찰봉에 맞고 주저앉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온몸과 머리를 두들겨 팼다. 김 처장은 정수리가 많이 찢어져 흐르는 피로 얼굴이 피범벅이 되었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회의한답시고 피가 흐르는 김 처장을 15분이나 방치했다고 한다.
하루 전인 30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농성 중이던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만재 위원장을 쓰러뜨린 후 엎드리게 하고 머리를 땅에 짓눌러 뒤로 수갑을 채워 연행하였다.
부당한 공권력이 수천의 국민을 죽고 다치게 한 5.18 민중항쟁 43주년을 맞은 2023년 5월의 마지막 날에 일어난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이번 사태를 보며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포함하여 33명이 목숨을 잃었고 손배가압류에 시달렸으며 동종기업 블랙리스트에 올라 재취업도 하지 못하게 막았던 2009년의 쌍용차 폭력진압의 악몽을 떠올리게 된다.
윤석열 정권의 노동 탄압이 도를 넘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국가보안법의 간첩 혐의를 씌워 구속하고, 세금과 관련 없는 노동조합의 재정자료 제출을 부당하게 요구하고, ‘북핵보다 더 심각한 위협’이라고 망발을 쏟아내더니 이제는 폭력진압까지 서슴지 않는다.
윤석열 정권은 처참할 정도로 낮은 대통령 지지율이 노조를 탄압할 때 약간 상승한다는 것을 학습한 후 지지율이 낮거나 대통령의 무능에 대한 국민적 비판이 있을 때마다 노동자와 노조를 두들겨 팼다. 이는 ‘노조 때리기’가 노동시장 문제를 해결하고 내년 총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매우 어리석은 판단에 근거하는 것 같다.
노동자 없이 어떻게 경영자, 사주가 있을 수 있으며 국민 없이 어떻게 대통령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한국의 임금근로자는 1천9백만 명을 헤아린다. 그 가족까지 생각한다면 국민 대다수가 노동자이자 노동자 가족이다. 결국 노동자를 배제하는 것은 국민 대부분을 적으로 돌리는 것에 다름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경찰은 집회·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1982년에 신설한 의무경찰과 전투경찰을 2023년 해체하고 민중의 지팡이라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해 우리는 80년대 민주화 투쟁을 쇠 파이프와 사과탄을 휘두르며 무자비하게 진압하던 백골단의 망령을 보았다. 매우 심각한 퇴행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윤석열 정권이 노동자와 노조에 대한 탄압이 매우 심각한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며 헌법에 명시된 자유와 권리의 유린이라고 규정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윤석열 대통령은 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사과하라.
2, 부당하게 구속기소 된 노동자들을 즉각 석방하라.
3. 폭력진압의 책임자 윤희근 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하고 책임을 물어라.
2023년 6월 00일
감리교시국대책연석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