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반민주, 반민족, 반평화적 행태를 우려하며 ‘기독교 비상 시국간담회’가 4월 14일(금) 저녁 7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50여명의 개신교 진보 개혁 진영 목회자와 평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우선 감리교시국대책연석회의 상임대표인 진광수 목사가 비상 시국간담회를 소집하게 된 경과보고와 인사말을 했다. 진 목사는 “미친 폭주를 언제까지 봐야 하나? 지난 3월 22일 급히 연락하여 세 차례의 논의를 거쳐 이 간담회를 준비하였다. 많은 기독인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열린 토론으로 진행하니 자유로운 견해와 의견을 나눠 달라. 우리가 포기하지 않으면 역사의 새날을 맞이할 것으로 믿으며 무도한 정권에 맞서는 일에 동참하자.”라고 간담회 개최 취지를 밝혔다.
일하는 예수회 손은정 목사의 사회로 이미 부산에서 시국기도회를 진행하였던 박철 목사가 보내온 지역상황 관련 짧은 글이 낭독되었다. “부산은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사회적으로 중대한 문제가 있을 때마다 기도회나 기자회견을 통해서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지난 3월 24일 일본영사관 앞 항일거리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기도회로 모였습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 놀이는 끝났다. 이제 그만 내려오라!’ 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굵은 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70여 분의 목회자와 신도들이 모여 결기를 다졌습니다. 제안을 한 가지 드리면 개신교에서도 각 기독단체나 교회들이 연대하여 전국의 여러 도시를 돌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기도회를 개최하면 좋겠습니다.”
현 시국을 분석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간담회에 참여한 각의 단위나 기관의 활동을 소개하고 현 시국에 대한 의견 개진을 손 목사가 요청하였다.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 상임대표 이경덕 목사는 지난 4월 6일에 열린 감리회 목사 시국선언을 언급하며 시국선언 후 많은 비난을 들었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 목사를 비난한 감독들은 “왜 교단 내부가 아니라 거리에 나가서 하느냐”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목사는 윤석열의 대일 굴욕외교와 관련하여 “지금이 거리로 뛰쳐나갈 때이다. 단군 이후 최대의 외교참사가 아닐 수 없다. 1호 영업사원이라더니 일본을 위한 1호 영업사원이었다. 국가 간의 합의는 개인의 배상 요구를 묵살할 수 없는데 구상권 자체가 없다는 발언에 자존심이 상했다. 독도문제에 관한 논의는 없었다지만, 일본 언론에서는 보도했다. 곧 미국에 간다는데 거기서 또 무슨 사고를 치고 올까 걱정이 된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국민 전체의 건강권과 주권 침해이다. 지인들 중에는 시국선언을 칭찬하는 이들도 많았는데 그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이라도 물러나야 하는데 목회자들이 왜 발언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며 비판한다.”며 발언을 마쳤다.
협성포럼 총무 김동우 목사는 한반도 전쟁위기 문제를 거론하며 “2018년의 화해 무드 시절 때문에 지금이 더 엄혹하게 느껴진다. 한반도를 전쟁의 연습장으로 만들고 있는 행태를 비판한다. 통일부의 대북협력 성과에 관한 내용이 문재인 정부 이후에는 전혀 없다. 평화를 구축하려는 노력은 전혀 없고 전쟁 연습만 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라고 발언했다.
정의평화기독인연대 회장은 “현 시국에 대한 생각은 다 비슷할 듯하다. 아침 뉴스를 보면 짜증만 난다. 조직을 최대한 조직해서 행동을 시작하는 결의를 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예수살기 상임대표 김기원 목사는 현 시국을 어처구니 없는 상황으로 규정하면서 “다음 선거는 제대로 해야 한다. 예수살기는 시대와 이웃의 아픔에 적극 동참하려고 전반적으로 대응하는데 정권 퇴진 운동에 힘을 모으기로 총회에서 결의하였고 전국적인 단위들이 연대 참여를 결의하고 있다. 기독교 전체의 대오도 단일하게 정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15개 단체의 연합체인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 전남병 목사는 “윤석렬이 못하는 건 부정할 수 없지만 현장 중심 2030 활동가들은 정권교체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대선에서 민주당 찍지 않는다고 비난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젊은 활동가들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도 잘한 건 없다. 정권교체가 아니라 정치교체가 필요하다.”라며 조금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가장 먼저 퇴진을 외쳤던 촛불교회의 김진철 집행위원장은 4월 27일에 집무실 앞에서 고통받는 민중들과 함께하는 기도회를 개최할 예정임을 밝히며 윤석열 퇴진을 위한 단일대오를 조직하기 바란다고 발언하였다.
참여 단체들의 입장을 청취한 후 손은정 목사는 “비상시국임에는 다들 동의하는 것 같고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목표와 활동을 논의하자”라고 하였다.
고통체증으로 조금 늦게 참석한 목원대 민주동문회 이종명 목사는 “발언을 준비했지만 논의를 보면서 할 말이 없어졌다. 우리가 가만히 있으면 돌들이 소리치리라. 의견이 다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충남에서 전국 목정평과 NCC에 집회를 제안하여 4월 4일에 현충사 참배 후 기도회를 진행했다. 세상은 예언자 소리를 내지 않는 기독교를 대신하여 준비하는데 그걸 보고 부끄러웠다. 지금 상황은 퇴진을 촉구하는데 힘을 모으고 추후 다른 단체들도 합류하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충남이 보수적인 지역이지만 ‘저런 기독교도 있네’ 하며 박수 쳐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온양온천역에서 1백여 명이 기도회에 참석했다. 누군가 깃발 들고 힘 실어주면 역사의 역할을 할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손은정 목사는 광장으로 상징되는 기성세대와 골목으로 상징되는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방식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고 한 촛불광장 회원은 “목사들이 나서야 한다. 민중의 염원을 풀어 줄 사람은 목사들이다. 퇴진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퇴진을 위한 결의가 논의의 대상이 돼야 한다. 납득의 영역에서 국민의 발언장을 열어 주는 역할, 나도 한마디! 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 주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 정치교체의 꿈도 나눌 수 있다. 목사들이 그 일을 하였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감리회 오범석 목사는 “권력의 맛을 본 교회는 전체의 10% 미만이다. 사람들은 정통과 사이비의 차이를 모른다. 시간이 많지 않다. 더 무너지기 전에 정상적인 교회들을 규합해 말도 안 되는 정치세력을 끌어내야 한다. 바꿔 내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 교회가 공부하지 않고 망가지고 있다. 죽음의 나라가 됐다. 교회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이미지를 바꾸고 정치투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상임대표 양재성 목사는 “교단별 시국선언을 이어가자. 교단적 총화를 모은 후 기독교 1만인 선언으로 확대. 지역을 돌고 서울에서 마무리를 하는 시국 기도회를 조직하자. 조직 구성과 출범 기도회를 시간 낭비 없이 효과적으로 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EYC 총무 하성웅 목사는 “박근혜 탄핵 후 청년에게 희망이 있었던 5년이었나? 청년들은 실망하여 현장으로 돌아갔다. 청년들 탓만 하고 그들의 말은 안 들어주었고 설득의 과정이 없었던 것 같다. 청년의 소리를 듣는 시간, 접근성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 한번은 해달라.”고 요청했다.
감리회 이은재 전도사도 “청년이 없는 자리에서 청년 얘기를 하는 것이 민망하다. 왜 이 자리에 청년이 없을까 고민하기를 바란다. 윤석열 퇴진에 동의하지만, 이재명 조국 수호 운동이 되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라며 개인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청년세대의 의식은 기성세대와는 약간 다름을 의식할 수 있었고 시급함에 대한 견해가 달랐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이라고 밝힌 참석자는 한국의 진정한 적은 미국이며 미국타도로 진정한 민주주의가 회복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퇴진 투쟁은 당연한데 사람을 어떻게 남기고 교회 조직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역설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부터 조직을 구성하고 성명서를 발표하자, 실천사항을 논의하자고 건의하였습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쳇바퀴 도는 듯한 논의가 답답하다, 1인 릴레이 시국기도회를 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평신도가 배제되는 구조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모인 그 자리에서 시작해야지 다음은 없다 등이 있었습니다. 또 너무 심각하지 않고 유연하고 즐겁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총선까지 장기적으로 1년 체계적 준비를 해 나가면 좋겠다, 4.27 예수살기 촛줄예배에 집중하자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후에 그동안 간담회를 준비한 단위들이 대책기구를 구성하는 주체가 되어 준비위원으로 정책과 활동, 외연확대 방안을 만드는 일을 위임하였다. 그리하여 새물결, 감리교시국대책연석회의, 기사련, 인권센터 등이 앞으로의 활동방안들을 만들어 공유하기로 하였다.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최소영 목사의 기도로 9시5분에 종료하면서 간담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