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연구소가 주최하는 제17회(2023년) 예수목회세미나가 2월 13(월)~15일(수), 마리스타교육수사회 교육관에서 "대전환시대_함께 여는 예수목회"라는 주제로 3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예수목회세미나를 진행하다가 이번에 다시 비대면 방식으로 재개하였습니다. 팬데믹이 우리 사회를 많이 바꿔놓았는데 등록자 수가 이전보다 현저하게 줄어 변화를 실감하였습니다.
코로나19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 지 꼬박 3년이 되었습니다.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출석 인원이 30%가량 줄었다는 통계도 있을 만큼 교회가 입은 타격은 특히 큽니다. 우리는 지금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의 문턱 앞에 서게 되었고 변화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준비위원회가 토론을 거듭하여 제17회 예수목회세미나는 참가 목회자들이 처한 현실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교회의 미래를 토론하는 시간으로 준비하자고 결정하였습니다. 사실 토론(워크숍) 방식의 세미나 진행을 작년 세미나에 적용하고 하였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대면 진행이 불가하여 폐기되었는데 이번에 시도해보기로 한 것입니다.
준비위원회는 토론을 통해 한국교회가 달라진 환경에 시급히 적용해야 할 과제를 설교, 교회 운영, 선교라는 세 가지로 압축하였습니다. 세미나는 세 주제에 대해 발제하고 조별 토론을 하여 대안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첫째 날 여는예배는 창천교회 구자경 목사님이 설교를 해주셨고 주제강연은 갈릴리에큐메니칼신학원의 홍정수 박사님이 해주셨습니다. 늦은 오후 시간에는 참가자들의 목회 이야기를 나누는 ‘주제가 있는 자기소개’ 시간이 이어졌고 주최 측에서 마련한 환영 리셉션이 저녁 식사로 진행되었습니다.
둘째 날은 세 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한 발제와 토론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세 개의 주제 발제는 설교에 조헌정 목사님(예수살기 고문), 교회 운영에 오대식 목사님(높은뜻덕소교회 담임목사), 선교에 전남병 고난함께 사무총장님이 해주셨습니다.
점심 직전에 예수목회실천상 시상식을 하였습니다. 한국기독교연구소는 매년 실천적 개인과 단체를 선정해 이 상을 수여하는데 올해는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이 선정돼 전남병 목사님이 대표로 수상하셨습니다.
늦은 오후 시간에는 예수목회세미나의 예술성을 높여주는 전통적 참여 프로그램인 ‘작은 음악회’가 김인철 목사님(양주경신교회 담임목사)의 사회로 열렸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조별 토론에서 나눈 결과를 나누는 종합토론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둘째 날까지 참여하고 귀가하신 분들이 많아서 십여 명만이 참가하게 되어 심도 있는 토론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조별 토론을 나누는 정도로 마쳐야 했습니다. 이어서 이번 세미나에 참가한 분들의 소회,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끝으로 김경환 목사님(동녘교회 담임목사)이 렉시오 디비나로 인도하신 거둠예배를 드림으로 모든 세미나 일정을 마쳤습니다.
스태프로 참가했던 사람으로서 제 개인적인 느낌을 말한다면, 각 분야에서 워낙 독보적인 분들이 참석하는 세미나라 뭔가 대단한 결론과 미래적 대안이 나올 것을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토론을 통해 얻은 결론은, 시대가 아무리 변하고 바뀌어도 “결국 예수목회라는 정도를 걷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라는 것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으로 풀 문제가 아니라 예수의 삶과 죽음, 부활이라는 복음의 본질을 지키며 묵묵히 가야 한다는, 좀 맥 빠지지만 언제나 정답인 명제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참 아쉬운 것은 미래 한국교회의 당사자들인 젊은 목회자들의 참여가 매우 저조했다는 것입니다.
세미나 준비위원회가 가동된 것이 십 년이 훌쩍 지나 이제는 다들 나이가 많아져서 세미나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전남병 목사님은 가을에 작은 세미나 모임 자리를 책임지고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럼에도 ‘내년에 다시 모일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를 남기고 헤어졌습니다. 어쨌건 한 해는 이번 세미나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또 열심히 목회해야겠습니다.